상품을 구입한 후 대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하는 것과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무엇이 다른지에 물어보면 보통 이런 반응입니다. 신용카드로 내는 거랑 현금으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테고, 그냥 신용카드가 훨씬 간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돈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신용카드로 지불했을 때와 현금으로 지불했을 때의 차이를 이미 알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와 현금으로 사용했을 때의 차이에 대해 연구한 학자들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지출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음이 뚜렷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지 오늘은 덴 에리얼리 부의 감각을 통해 우리가 돈에 대해 꼭 알아야 진실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불의 고통
지불의 고통이란 자기가 가진 돈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말합니다. 이 고통은 지출 자체가 아닌 지출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출에 대해 생각할수록 고통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 중에 지불의 고통을 회피하기를 원합니다. 지불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날 때는 소비에 따른 즐거움이 크게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두 행위가 시간상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사람들이 지불에 그다지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해요. 때로는 지불하는 행위 자체를 잊어버리기도 하는데 그 결과 구입한 물건이나 경험을 그만큼 더 많이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신용카드는 소비하는 시간과 그것의 대금을 지불하는 시간을 분리하는 심리적 힘을 사용합니다. 신용카드는 미리 소비하고 지불은 나중에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돈 문제와 관련해서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기회비용을 불투명하게 만들어 지불의 고통을 줄여줍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지불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람들을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돈을 나중에 지불할 것이라는 생각을 만드는 동시에 이미 지불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덕분에 신용카드 회사들은 사람들이 소비를 더욱더 즐기도록, 그래서 돈을 거리낌 없이 마구 사용하도록 만듭니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보다 기꺼이 지출하고 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보다 많은 팁을 주게 되며, 지출에 관한 의사결정을 보다 빨리 내린다고 합니다.
가치의 공정함
우리는 돈과 관련된 일상적인 의사결정 속에서 공정함이 얼마나 큰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어떤 거래를 평가할 때전통적인 경제학모델은 창출되는 가치와 지불해야 하는 가격만 놓고 비교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절대가격만 놓고 가치를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공정함과 같은 다른 요소들을 함께 놓고 가격을 비교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효율적이고 완벽한 경제적 해결책이라고 해도 불공정하게 느낄 때는 그 해결책에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공정하게 또는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노력입니다. 우리는 무언가에 투입되는 노력의 양에 따라 공정함의 가치를 평가하곤 합니다. 열쇠수리공이 잠긴 자물쇠를 따는데 2분밖에 안 걸렸는데 200달러나 되는 비용을 청구하니 공정한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열쇠수리공이 서툴러서 쓸데없는 노력을 낭비하며 오랜 시간을 끌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열쇠수리공은 저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는 잠긴 자물쇠를 여는데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잘못해서 잘못을 망가뜨린 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는 잠긴 자물쇠를 여는 작업의 공임에 더 해 부서진 자물쇠를 교체하는 비용까지 청구하 곤했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은 모든 비용을 기꺼이 지불했고 심지어 팁까지 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실력이 쌓이며 자물쇠를 망가뜨리는 일 없이 작업이 빠르게 마무리되자 고객들은 팁을 주기는커녕 공인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항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잠긴 문을 여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투입되는지를 살핍니다. 노력이 많이 들어갈 때는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도 전혀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따져야 할 것은 작업에 들어간 노력이 아니라 열린 문의가치입니다. 자물쇠를 여는데 비용이 동일하다면 빨리 열어질수록 우리에게는 이득인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에 더 해 투명성이라는 개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열쇠수리공이 제임스에게 퉁명스럽게 굴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잠을 세우는 기술을 갈고닦았으며 또 그 기술이 얼마나 섬세한 것인지 제 대로설명해 줬더라면 제임스는 그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자물쇠를 여는 공임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우리는 어떤 가격에 대해 공정함을 요구하고 노력을 바라며 투명하기를 원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세 가지 개념을 잊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진짜가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고 또 여러분의 고객에게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절대적 가치
먼저 한동안 봐왔던 운동화를 사러 가야 합니다. 당신은 신발 가게에 들러 6만 원짜리 운동화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가게 아르바이트생이 와서 솔직하게 말하기를 차를 타고 5분만 더 가면 다른 신발가게가 있는데 거기에서는 똑같은 운동화를 4만 원에 판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여러분이라면 2만 원을 절약하기 위해 5분 동안 차를 몰고 다른 가게로 신발을 사러 가실 건가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신발을 산 뒤 당신은 두 번째 물건을 사러 갑니다. 이번에는 테라스에 둘 테이블과 의자를 사야 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테라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한 가게에서 안성맞춤인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테이블에 파라솔까지 달려 있었고 가격은 100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 직원이 5분만 차를 타고 가면 다른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는 동일한 제품을 2만 원 저렴하게 98만 원에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여러분이라면 여기서 2만 원을 절약하기 위해 5분 동안 차를 몰고 다른 가게로 가실 건가요?라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두 경우에서 가치는 동일합니다. 두 경우 모두 5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하면 2만 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절대적인 가치를 자주 잊어버리곤 합니다. 절대적인 가치보다는 6만 원에 대한 2만 원과 100만 원에 대한 2만 원의 가치로 상대적으로 바라봅니다. 이런 선택은 단지 쉬울 뿐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쉬운 선택을 합니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며 상대적인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상대적인 가치는 우리의 선택을 손쉽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내린 결정이 과연 옳은 결정일지는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